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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생활 속 법률 이야기

리얼스토리 눈에 대한 변호사로서의 단상

by 송변호사 2014. 3. 20.

최근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MBC 리얼스토리 눈이라는 프로그램인데요. 각종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사건사고들을 심층취재를 통해 내용 이면에 있는 관계와 진실, 이야기를 찾아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서 저의 시선을 끄만한 이야기가 나와 그것에 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여수 바다 차량 질주 사건 그날 부부에겐 무슨일이 있었나

 

2014년 3월 6일,  외제차 한 대가 여수 바다에 빠졌습니다. 차량에 탑승한 사람은 부부 관계였는데 남편만 구조되고 아내는 사망하였습니다. 언뜻 불의의 사고인 것 같지만 남편은 살인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었습니다. 평소 우울증을 앓던 아내와 크게 싸운 후 차량을 바다로 몰아 아내를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변인의 진술에 따르면 평소 부부관계는 원만하였으며 그날도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려 외출을 한 것이었습니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부부는 30년 동안 함께 의지하고 살아오며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왔고, 남편에게 특별히 아내를 살해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차가운 주검으로 검은 바다 위로 떠올랐고, 살아있는 남편은 침묵할 뿐이었습니다. 방송 말미에 남편은 경찰 조사 결과 살인 및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며 프로그램은 끝이 났습니다.

 

 

 

 

 

변호인의 입장에서 남편은 과연 살인죄로 처벌을 받아야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남편이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한 행위, 그것은 아내와 함께 죽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러나 아내는 이에 동의한 바 없을 것이므로 이는 살인의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아내를 살해할만한 뚜렷한 동기가 없습니다. 그리고 당일 아내와 함께 술을 많이 마셨으며 크게 싸웠죠.

 

 

 

형법에는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행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행위자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자기를 심신장애의 상탱 빠지게 한 후 이러한 상태에서 범죄를 실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운전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고의 또는 과실로 음주하여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남편 역시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과실에 의한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행위' 행위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책임무능력 상태를 야기하고 이러한 상탱서 특졍한 과실범의 구성요건을 실현할 것을 예견한 경우 성립하는 상태.

 

 

 

남편은 처음부터 아내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술은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마셨습니다. 그리고 만취한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자동차를 몰고 바다로 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인행위인 음주부터 살인의 실행행위인 차를 바다로 운전한 것까지 살인의 고의가 있다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남편은 과실치사(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따른 형벌을 선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남편이 아내를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가족들의 생각은 남편이 아버지가 그 사람이 아내를 일부러 죽였을리 없다고 하고 있으며 남편 역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에 정신을 차린 후 아내를 구조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남편의 행위는 명정상태에서 이루어진 우발적 행위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판단은 법원의 재판을 통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부디 현명한 재판을 통해 부부의 가족들과 다른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평 타당한 결론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