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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생활 속 법률 이야기

리얼스토리 눈에 대한 변호사로서의 단상(2)

by 송변호사 2014. 3. 20.

앞 글에 이어 다시 한번 리얼스토리 눈 속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이어서 작성하려했는데 잠시 다른 일을 하다 늦어졌네요. 여수 자동자 질주 사건에 이어 생각해본 스토리는 '네번 결혼한 여자'입니다. 바로 어제 방송한 따끈한 내용인데 이를 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씨는 늦은 나이에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자기 뿐만 아니라 형제, 부모에게 잘하는 여인의 모습에 감동을 했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프로포즈를 했고 그녀의 허락을 얻었습니다. 김씨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혼 3개월 후 우연히 아내의 이름이 김씨가 알고 있는 이름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추궁한 결과 그녀의 모든 것은 거짓이었습니다. 

인천 남동 경찰서는 남편과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녀 행세를 하며 사기 결혼을 하여 약 3억여 원의 금품을 챙겨 달아난 그 여인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조사 결과 김씨 외에도 그녀의 남편은 3명이 더 있었으며, 혼인관계임을 이유로 남편들에게 금품을 받고 잠적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취해왔던 것이었습니다.

 

 

 

 

 

단역배우들과 하객을 섭외해 결혼식을 올리고, 어려워진 집안 사정을 꾸며 남편의 돈을 편취하는 방법으로 사기행위를 한 그녀, 네번 결혼한 그녀는 방송의 내용대로 라면 사기범이 분명할 것입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합니다. 네번 결혼한 그녀는 남편들을 기망하였고, 재물을 교부받았기 때문에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사기 결혼에 동원된 가족, 친척, 하객 역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은 자신들이 그녀의 사기에 동원된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단지 돈벌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동원되는 것을 범죄행위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녀와 사기에 관한 내부적 의사 합치가 있고,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이라면 사기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녀와 같은 사기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네번 결혼한 여자, 그녀는 이제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방송 내용에 따르면 그녀는 결혼 사기를 비롯하여 많은 사기를 범했고,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사기의 습벽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습범이란 이야기죠.

 

 

 

 

 

상습범이라 함은 어느 기본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가 그 범죄행위를 반복하여 저지르는 습벽 즉 상습성이라는 행위자적 속성을 갖추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가중처벌 사유로 삼고 있는 범죄유형을 가리킵니다. 상습성이 인정된 경우 상습성을 갖춘 자가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하여 저지른 경우에는 각 죄를 별죄로 보아 경합범으로 처단할 것이 아니라 그 모두를 포괄하여 상습범이라고 하는 하나의 죄로 처단하게 되어있습니다(대판 2004. 9. 16. 선고 2001도3206 참고).

 

 

 

 

네번 결혼한 그녀 역시 상습사기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사취한 금액이 5억원을 넘어갈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것입니다. 방송에 따르면 그녀의 실제 가족 역시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을까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과 검찰에서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죄를 짓는 자가 처벌을 받는 것은 사회정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죄를 지은 자가 처벌받는 동안 그 죄를 뉘우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방송 속의 네번 결혼한 그녀의 모습은 죄를 뉘우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안타까울 뿐입니다.